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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죽음에 관하여 쉽게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까?

by 책의비밀 2021. 12. 24.

 

죽음이란 사실 누구나 겪어야 할 과정입니다. 이 책은 죽음을 어떤 식으로 마음가짐을 선택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합니다. 죽음이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의사 레이첼 클라크는 호스피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일을 하면서 죽음에 대하여 익숙하고 객관적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암에 걸리고 아버지가 죽어가면서 자신의 모든 감정이 흔들리는 과정을 담은 책입니다.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처럼 때로는 생생한 영화처럼 쓰여 있습니다. 마치 내가 그 사람처럼 감정 이입이 되면서 레이첼처럼 살아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감이 생생했고 그리고 그녀가 가진 마음가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죽음에 대하여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걱정이 앞선다면 이 글을 가볍게 읽어 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쉽게 생각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저자의 아버지는 40년동안 의사로 재직했는데 대부분 가정의로 보냈다고 합니다. 1년 내내 동네 사람들을 돌보고 젊은 시절에는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했다고 합니다. 저자가 의과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는 놀라웠다고 합니다.

 

당시 아버지가 근무하던 군함은 남중국해를 지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보일러실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하급 수병 두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그 두상병은 구출되어 생명이 붙은 채로 의무실로 실려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증을 느끼려면 피부에 신경 종말이 필요한데 그들은 살갗이 다 타버려서 신경 종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통증을 느낄 수 없어서 웃고 떠들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죽어가는 줄도 몰랐다고 합니다. 전신에 깊은 화상을 입으면 치명적이나 그들이 육지에 상륙하기 전에 의식을 잃을 것이라는 것도 알았다고 합니다.

 

결국 그의 임무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한 청년은 여자 친구가 있는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로멘틱한 만남이 될 것이라고 거짓말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24시간이 지나면서 정신이 혼미해지고 결국 죽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의사가 신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가 본 아버지는 미약한 인간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살아오며 지친 아버지를 수없이 봤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의술의 핵심이 영웅적 행위가 아니라 배려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그 배려 본능이 얼마나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기존의 의학적 관점에선 아버지는 그들을 살리지도 못했고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간적 관점에서 가혹한 운명 앞에 놓인 두 청년의 곁을 지키며 위로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억누르면서 중요한 일을 수행한 것이라고 합니다.

 

 

참 별것 아닌 삶

 

시신을 처음 봤을때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화창한 봄에 저자는 남자 친구와 함께 소호 올드 콤튼 스트리트의 술집에 향했다고 합니다. 술집 문에 막 다가가려는 순간 '펑'하는 굉음이 들렸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고 몇 발자국 앞에는 누군가가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몸뚱이 옆에는 절단된 다리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흐릿한 눈으로도 주변 바닥을 물들인 피가 선명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혼란스럽고 두렵지도 않고 그냥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사람들이 왜 저러고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돌연 사방에서 경찰이 나타나 돌아가라고 소리치고 그들의 일그러진 표정과 몸짓에서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말없이 런던 시내를 가로질러 걸었다고 합니다. 목적지도 없이 걸었고 폭발 현장에서 멀어지면 사건이 없던 일처럼 걸었다고 합니다. TV에서는 임신부를 포함해 세명이 사망했고 여든 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못 폭탄 사고 이후 저자는 몇주동안 악몽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밤에는 공황 상태로 깨어나 숨을 헐떡였고 낮에는 주변의 피해자들을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죽어가는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25살에 겪은 시신을 통해 한가지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만화나 영화에서 보던 죽음은 인간의 실제 죽음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죽음을 인정하기 싫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냥 부정하는 쪽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21세기에는 나이든 노인들은 건강이 나빠지고 쇠약해지면서 삶과 죽음의 경계가 흐릿해진 상태로 세상을 떠난다고 합니다. 반면 젊은이들은 비명횡사하거나 사고에 휘말려 죽을 뻔한 일을 예사로 겪는다고 합니다. 가령 영국에서 아동 사망 원인의 60% 이상은 교통사고라고 합니다.

 

그녀는 그 이후 죽음을 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죽을 뻔한 일을 병적으로 곱씹으면 무슨 이득이 있는지 생각해 봤다고 합니다. 현실에 집중하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고 합니다. 내가 얼마다 더 살지, 노년에 이르게 될 먼 미래를 숙고하는 것도 방종의 극치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죽음을 다루는 냉정하고 차가운 방식

 

의대 커리큘럼에는 죽음과 관련된 과목이 좀체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그들의 방패막이는 단어가 아니라 행동이라고 합니다. 의사 지망생들에 대한 지도가 진찰과 진단 치료, 구제와 통제 등에 집중되는 한 죽음은 무리 없이 축소되거나 아예 무시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의학도가 되면 죽을 운명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억제하도록 배우다 보니, 내 태도와 행동도 사회 통념과 멀어져 갔다고 합니다. 직업 요건상, 어쩔 수 없이 모질게 대해야 할 때도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합니다. 의사는 동정심을 한껏 드러낼 수도 없고 드러내서도 안된다고 합니다. 환자의 슬픔에 동조하게 된다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응급실과 인생의 공통점

 

응급실에서는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약에 취하고, 개에 물리고, 등등. 응급실은 변함없이 한가지 메시지를 전한다고 합니다. 인생은 짧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하지만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는 것입니다. 응급실에 오는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갓돌에 걸려 넘어져 대형 트럭 밑에 깔린 사람이 당신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어떤 결말을 준비할 것인가

 

나이가 들면서 활력은 떨어지지만 살고자 하는 욕구의 강도는 약하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치료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크다고 합니다. BBC 방송국의 전직 기자인 앤디 타일러 씨는 57세에 다발성 골수증이라는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골수 이식은 죽을 가능성이 높지만 유일한 치료법이었습니다.

혈액학과 전문의들은 조금 더 안전한 치료를 권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완치는 어렵지만 운이 좋으면 몇년 더 살 수 있다고 회유했다고 합니다. 당시 앤디는 기껏 3년 사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고 합니다. 가족이 있고 자식이 자식을 낳아 키우는 것도 보고 싶다고 합니다.

앤디는 고통스러운 이식 수술을 이겨내서 의사들을 놀라게 했으며 10년이 지난 요즘도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예후 의사들의 소견이 틀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었다고 합니다. 치명적 질병에 걸린다면 본인 역시 위험한 치료에 이판사판 덤빌 거 같다고 합니다.

 

 

삶은 마지막까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모두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고 거짓으로 달래고 싶은 유혹은 놀이방 뿐 아니라 병동에서도 뿌리치기 어렵다고 합니다. 어떤 의사가 말로 환자의 두려움을 없애 주고 싶지 않을까요.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동안 인간다운 기능과 형태의 독립성과 자제력을 잃는 것은 참으로 괴로우며 이것은 의사가 손 써줄 수 없다고 합니다. 그의 경험상 호스피스 (죽음을 임박한 사람들이 머무는곳)에서는 죽는 방식을 둘러싼 사람들의 두려움이 실제로 맞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대체로 호스피스에 올 때 사람들은 자기에게 벌어질 일에 대한 각본을 짜서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들의 각본은 십중팔구 고통과 괴로움이 시달리고 타인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식으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환자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최대한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완벽하고 은밀하게 돕는 것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정말로 빼앗긴 미래의 한순간을 되찾고 죽어 가면서도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의 무게 앞에서 우리의 삶이 너무나 짧지만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합니다. 당신의 남은 인생에도, 마지막 순간에도, 마지막 순간에 찾아야 할 불꽃같은 아름다음과 의미가 늘 존재한다고 합니다.

 

 

 

 

어떤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

 

한때는 죽음에 자꾸 노출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삶의 의욕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실상은 반대라고 합니다. 세상을 일찍 하직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안도감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하나 둘 잡히는 주름을 감사히 여긴다고 합니다. 친구가 잃어버린 젊음을 한탄하지만 좌절한 일을 아니라고 합니다. 노화는 권리도 아니고 도전도 아니었습니다. 노화는 특권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암 치료를 연장하기 않기로 하고 엄마와 함께 여기저기 낭만 여행을 떠났다고 합니다. 연애 시절로 돌아 처음 만났던 플리머스 군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 데이트했던 해변에 앉아 피시앤칩스를 먹고, 47년전에 결혼을 했던 교회도 방문했다고 합니다. 엄마와 함께 스코트랜드 북서쪽 하일랜드까지 직접 운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집에 다시 돌아왔을때 집은 새로운 리듬을 찾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수요일마다 병동 근무를 마치고 부모님과 하룻밤을 보내고자 고속도로를 질주했다고 합니다. 문간에서 아버지가 안아주었고 저자는 아버지의 앙상한 갈비뼈를 더듬으며 일주일간 살이 얼마나 빠졌는지 가늠했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수척해지고 기력이 떨어졌지만 기분만큼은 늘 들떠 있었습니다. 미국 45대 대통령에 대해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제 위태로울 일도 없고 조마조마한 일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그리고 가족들이 서로를 아끼는 그런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건강하게 가족 관계가 유지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때로는 같이 있기만 하더라도 힘든 가족 관계가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슬픈 주제지만 꿈이 들어있고 꽃이 들어있는 이 책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책의비밀 -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을 리뷰/서평/감상/요약으로 소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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